그녀와 기린인형 _ 사람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생각.
때는 2008년. 내가 대학교 3학년 1학기. 학기초에. 전쟁같은 수강신청을 마치고, 좋으나 싫으나 들어야 했던 전공필수 제어공학 수업에, 낯선 얼굴의 여학생이 교실에 앉아있었다. 학부생은 많고, 어느하나 휴학하거나, 편입해 들어온다 한들, 별로 눈에 띄지 않았는데 그 친구는 유독 마르고, 키가 작았고, 까만 피부에 안경을 쓴, 조금 음침해 보이기까지 했다. 우연히 옆자리에 앉았고, 쉬는 시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녀의 얼굴에 약간의 미소가 비쳤다. 그당시 나는 흔히 말하는 인싸도, 학생회도 아니었지만 나름 어울리는 작은 그룹이 있는 조금 차분하지 못했던 학생. 나와의 대화가 반가웠을지도 모르겠다.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같이 학식을 먹었다. 그 친구는 편입생이며, 자취 중인데 학교생활이 아직 낯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