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제어디서나/2016_11 제주도 한달살기

평화롭고 딴 세상 같고.

제주는 따뜻하다.
이 새벽에 반팔입고 편의점 정도는 갈 수 있을것 같다.

내일 아니 그러니까 오늘 오전에 재배된 귤을 포장하는 작업을 하러 어무이 댁에 가기로 했고
거기서 나는 귤을 받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기뻐하고 있겠지. 그러니까 빨리 자야하는데
하필 오늘 아니 어제 광화문 광장에 100만명이 모였고,
나는 거기에 없었고, 그곳의 사람들에게 미안하며, 응원하며, 스트레스 받으며 기회될 때마다 커피를 들이켰기 때문일까.
잠을 잘 수가 없네.

나라 아니 전 세계가 심란한 가운데
나만 너무 평화로운가 이질감이 든다.
그래도 되나? 죄책감 마저 약간씩 들고 만다.

물론 이곳 북촌리는 고즈넉한 시골동네라
일상이 평온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빵집 사장님은
요새 손님이 줄었다며 - 정치적인 이슈 때문에 - 본인도 제주시청광장에 나가보겠노라고 하시니 관심의 정도는 결국 개인의 편차이려나.

스트레스 유발 근원지임을 알면서도 스누스(SNS)를 끊지 못하는 것은 사회의 흐름에 몸담기 위한 내 자그만한 몸부림이다.
그나마 티비는 안 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내가 이럴려고 제주도에 왔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자자.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