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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이 좋았다./photo_1day_3line

푸푸





플루트를 들고있는 이녀석의 이름은 푸푸.
나이는 미상..
내가 초등학교 3학년? 그러니까 10살 때 하교길에 주웠다.
(주웠던 것 같다)
빨간 줄무늬 후드잠바 입은 베이지색 롱다리 곰돌이 인형.

사실 주워온 뒤로 그냥 내 방 아딘가에 쳐박혀 잊혀져 있었는데,
푸푸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은 2017년 초가을.
나의 외할머니 집에서.

18개월 정도 된 우리 규규와 함께 추석을 맞아 내 외할머니댁에 갔는데, 규규의 재롱을 보던 우리 할머니가 꺼내 주셨다.

“이거 니꺼제?, 딸래미 줘라”

왜 이 곰돌이가 나의 외갓집에 있는가.

연유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다시 만난것도 인연인데 (20년만...ㅋㅋ) 규규에게 같이 놀아줄 목적으로 깨끗하게 세탁하고, 낡은 눈 구슬을 빼고 검은색실 자수로 바꿔줬다.
가슴팍에 터진 솜도 다시 넣고 꿰매고 고리에 면줄로 달아주니 나름 괜찮은 퀄리티의 인형이 되었다.

동화책 “내친구 푸푸” 를 읽어주며 그곳에 등장하는 곰인형 푸푸가 얘라고 얘기 해 주었지만 도무지 울 규규는 별로 관심이 없길래, 지금은 내 악기 가방에 매달려 나의 악기를 지켜주고 있다.

오래된 물건. 내 손을 거치고, 이름을 붙이고, 여기저기 보수 했더니 정이 들었다.

푸푸. 내 악기 잘 보살펴줘.
그리고 네 악기도 함께 걸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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